갤러리 女대표 협박한 불사파 “그림 대신 손발 자른다??"
투자업체 관계자인 유모(30)씨 등이 갤러리 대표 A씨를 협박하기 위해 동원한 MZ조폭 ‘불사파’ 일당의 모습. 경찰은 불사파 일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을 확보해 이들이 주로 1983년생이며 야유회 등 또래 모임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고가 미술품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겠다며 MZ조폭을 동원해 갤러리 대표를 감금·협박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불법 입국한 동남아인들을 불러 손발을 자르게 하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 등 혐의로 투자업체 대표 유모(30)씨와 전무 장모(37)씨, 이들이 동원한 조직폭력배 ‘불사파’ 조직원 3명, 중국 동포 폭력배 3명 등 총 9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 발표와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씨 등은 지난 3~4월 모 갤러리 대표 A씨와 이우환 화백 작품 4점,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 1점 등 총 5점에 대한 위탁 판매 및 투자 계약을 맺었다. 유씨 등이 이들 작품을 28억원 상당에 구매했는데, A씨가 일정 기간 내 미술품을 팔아 42억원으로 불려 돌려주기로 했다.
그러나 기한 내 작품이 팔리지 않으면서 약속대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유씨 등이 협박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1일 A씨를 차에 태워 납치한 뒤 자신들의 서초구 회사로 데려가 7시간30분 동안 감금했다.
자신이 투자한 작품보다 훨씬 고가인 이 화백의 그림 ‘다이얼로그’를 달라거나, 투자금에 고율의 이자를 더해 87억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지난달 3일에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A씨 갤러리를 찾아가 A씨 머리를 수차례 때리기도 했다. A씨 갤러리에 있던 시가 총 3900만원 상당의 그림 3점을 뜯어가기도 했다.
유씨 등은 A씨를 겁주기 위해 MZ조폭인 불사파 일당과 중국 동포 폭력배를 동원했다. 불사파는 1983년생들로 이뤄진 폭력조직으로, 영화 ‘넘버3’에서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조필’의 조직에서 따온 것으로 조사됐다. 온몸에 문신을 하고 일정한 직업이 없는데도 강남 고급 아파트에 살며 벤틀리 등 고가의 외제차를 탔다.
투자업체 관계자인 유모(30)씨 등은 갤러리 대표 A씨를 협박하기 위해 MZ조폭인 ‘불사파’ 일당을 동원했다. 불사파는 배우 송강호 주연의 영화 ‘넘버3’에서 영감을 받아 결성됐다고 한다.
유씨는 이들과 함께 A씨 휴대전화에 위치조회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감시했으며, 주기적으로 휴대전화를 빼앗아 누구와 메시지 등을 주고받았는지도 확인했다. 유씨 일당이 지난달부터 이달 12일까지 A씨에게 연락한 횟수만 645회에 달한다. A씨 남편에게도 76차례에 걸쳐 통화 협박했다.
이들은 A씨를 자신들의 회사 지하실로 불러내 청부살인을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유씨는 A씨에게 “살고 싶으면 대한민국 땅을 떠나라. 네 손발을 자르고 (받아야 할) 그림은 없는 셈 치겠다”고 하거나, “너 담그는 건 일도 아니다.
불법 입국한 동남아인들이 할 것”이라며 “남편, 시댁, 부모, 사촌까지 찾아가 무조건 돈으로 받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A씨가 울먹이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양손을 탁자 위에 올리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검거되지 않은 불사파 조직원 2명 등 피의자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다. 신속히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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