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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볼만한 스토리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유통 생태계 교란

by memewave 2024. 5. 21.

메이드 인 차이나

과거 우리는 중국산이라는 조롱을 일삼았던게 사실이다. 발암물질이 가득한 중국산, 마누라빼고 전부 짝퉁이라는 중국산, 대륙시리즈라는 조롱짤 등등.. 그런데 전세계는 중국산에 떨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소비 패턴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전환됐다. 이 틈을 노리고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 플랫폼인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가 국내 사용자를 늘려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면서 국내 거대 유통 기업들은 물론 K-커머스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유통 생태계 교란

 

 

C-커머스 공습에 반격 나서는 K-커머스

국내 소비자들의 C-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과거에도 해외직구로 C-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있었지만 그때는 일부였다면 지금은 수백만 명의 국내 소비자들이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쇼핑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약 887만 명으로 2위, 테무가 829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쿠팡(3,086만 명)을 제외한 주요 국내 e커머스 기업들을 넘어선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다. 화장품과 의류, 식품 등 다양한 영역에 발을 들이며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도 한국 제품 판매 채널 ‘K-베뉴’를 선보이고, 약 2,632억 원 상당의 투자 계획도 밝히는 등 적극적인 한국 시장 공략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회사인 핀둬둬(PDD)가 운영하는 ‘테무’는 이미 현지에서는 알리바바를 위협하는 신흥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저가를 무기로 중국 중소도시 주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성장해 지난 2022년 해외 시장을 겨냥한 앱인 테무를 선보였다.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을 휩쓸더니 한국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패션에 특화된 쇼핑몰 업체 ‘쉬인’ 역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진출하진 않았지만 한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유통 생태계 교란
‘알리익스프레스’는 화장품과 의류, 식품 등 다양한 영역에 발을 들이며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 ⓒ알리바바그룹

 

 

 

이들 C-커머스의 최대 무기는 혀를 내두르게 하는 가격 경쟁력과 공격적인 마케팅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초저가 상품을 앞세우고,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쉬운 반품과 환불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MZ세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 요소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메조미디어가 만 19세~49세 410명을 대상으로 올해 3월 진행한 설문 조사인 ‘2024 이커머스 업종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저렴한 가격을 1위로 꼽았다. 이어 2위는 다양한 제품, 3위는 주문 결제 편의성, 4위는 트렌디한 제품 보유가 꼽혔다.

 

긴장 수위가 높아진 국내 e커머스 기업들은 반격에 나섰다. 쿠팡은 최근 2년여 만에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현재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다. 이번 인상에 따라 쿠팡 유료 멤버십 수입은 연 8,388억 원에서 1조 3,26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C-커머스와의 본격적인 경쟁에 대비한 투자와 고객들의 로열티를 높여 ‘락인(lock-in)’ 효과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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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G마켓 등도 멤버십 고객을 늘리는 전략을 수립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3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G마켓은 한 달 간 그룹 통합 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클럽 신규 가입 회원의 연회비를 기존 83.7% 내린다.

 

아울러 C-커머스가 지닌 약점인 배송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4월 15일부터 당일 오전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오늘 도착을 보장하는 당일배송을 시작했고, 쿠팡은 2027년까지 무료 로켓배송 지역을 넓혀 전국 5000만 명 이상 대상으로 ‘쿠세권’ 확대를 추진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유통 생태계 교란
중국 전자상거래 회사인 핀둬둬(PDD)가 운영하는 ‘테무’는 이미 현지에서는 알리바바를 위협하는 신흥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테무

 

 

정부 적극 대응 방침에도 뾰족한 대책은 없어

C-커머스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많은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이 자국 공산품을 해외에 헐값으로 대량 판매하고 있지만 제품의 신뢰성이 담보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짝퉁’을 넘어 아예 판매가 금지됐거나 인증되지 않은 상품까지 막무가내로 팔면서 소비자 안전 문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본부세관이 최근 C-커머스에서 판매하는 장신구 성분을 분석한 결과 96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이들 장신구는 C-커머스에서 판매하는 2,000원 상당(배송료 포함)의 초저가 제품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조사에서도 ‘어린이 가죽 가방’ 등에서 기준치의 56배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C-커머스의 짝퉁 판매나 품질 저하 문제 등이 지적되기도 했다. 김익성 동덕여대 평생교육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하려면, 우선 소비자 스스로 현명하게 구매해야 한다. 사실이라고 믿기에는 너무 좋은 가격을 제공하는 플랫폼은 늘 주의해야 한다”면서 “리뷰를 꼼꼼히 읽고, 판매처를 조사해야 한다. 반품 정책도 확실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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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도 문제다. C-커머스는 개인정보 처리를 외부업체에 위탁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 판매자들에게 제공된 국내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관리되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생활쓰레기를 늘려 환경오염을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인체에 유해한 제품 확산이 소비자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정부들은 ‘C-커머스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 미국은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을 내세워 수입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 및 직구 상품에 대한 무관세 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프랑스는 하원을 통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패션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제재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하기도 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유통 생태계 교란
정부는 지난 3월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우리나라 정부 역시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의 국내시장 잠식과 이에 따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도 국내법이 차별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이들 플랫폼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적발 시 신속히 처리해 국내 플랫폼의 ‘역차별’ 문제를 없앤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독과점 지위 형성 등을 위한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경쟁 제한 행위 및 국내 입점업체 대상 거래 지위 남용 행위 등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도 이어간다. 소비자 보호 의무 이행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사업자에게 소비자 보호 등 의무를 이행하도록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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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소비자 피해 우려가 큰 주요 항목에 대해서는 부처 간 공동 대응에도 나선다. 최근 발암물질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해 식·의약품 관련 불법 유통과 부당 광고를 차단하기 위해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광고 차단 요청, 특별 점검 등 관리를 강화한다. 특허청과 관세청은 해외직구의 통관 단계에서 가품 적발을 강화하고, 해외 온라인 플랫폼이 후속 조치 후 결과를 회신하는 자정 시스템 도입을 추진 및 확대한다.

 

그러나 현행법상 C-커머스를 규제할 방법이 뚜렷이 없어 한계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로 인해 정부가 유통업계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대응에 나섰음에도 정작 국내 기업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해 달라는 요구에는 아직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 업체가 해외에서 물건을 들여올 때는 관세와 부가세를 낸다.

 

안전인증도 받아야 하지만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하지만 중국 플랫폼은 이 모든 규제에서 비켜나 있다. ‘역차별’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해 해외 사업자도 국내 사업자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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