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 사고, 치사율 최고
자진 반납 늘었지만, 고령 운전자 증가세가 많아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고령자 특화 차량 지원, 조건부 면허제 도입
젊은 운전자들이 고령 운전자의 판단 착오를 간접적으로 체험할만한 사례는 후진 운행 때에 방향 판단 착오를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비교적 젊고 정신증상도 없는 일반 운전자들도 잠시 산만한 틈을 타서 후진을 할 때는 착오를 일으킵니다. 그런데 고령 운전자에게는 상식적으로 잘 이해되지 않는 이 조작 착오를 전진운행에서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고령화와 늙음은 결코 죄가 아닙니다.
사회적 제도만 잘 마련하고 규칙을 정해도 충분히 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자기 자신 또한 고령화가 된다고 움추려들고 죄를 짓는 나이가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현상이 유난히 드러나는 쪽이 교통사고에서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고령운전자 조건부면허제도 2025년 시행 목표
우리나라는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신체 장애인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 사고가 늘면서 고령 운전자에 대해서도 조건부 면허 제도를 확대 운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자, 정부는 2025년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많은 돌진, 급발진 주장 등의 역주행 사고들은 70대 운전자의 과실 때문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70대 운전자들은 대다수가 경찰 조사에서 "가속 페달을 제동 장치로 오인해 잘못 밟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이 운전자가 최근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통과했고, 특이한 병력도 없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처럼 고령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아 일어난 교통 사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1월 인천에서는 60대 운전자가 몰던 광역버스가 도로에서 차량 7대를 연쇄 추돌해 2명이 다쳤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경남 김해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80대 운전자가 주차된 차량 7대를 들이받기도 했습니다. 2021년 4월 대전에서는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공원으로 돌진해 보행자가 다쳤습니다. 모두 고령 운전자가 가속 페달과 제동 장치를 착각해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치사율, 전체 운전자 평균의 2배
이런 상황은 통계에서도 확인됩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도로교통관리공단에서 제출받은 2021년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가해 사고는 운전면허 소지자 1만 명당 79.3건으로 전체 운전자 평균 60.2건보다 많습니다. 면허를 받은 지 얼마 안 돼 운전이 미숙한 20대에 이어,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유발 위험이 큰 겁니다.
게다가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치사율이 높습니다. 교통사고의 심각도를 보여주는 면허소지자 1만 명당 사망자 수는 65세 이상 운전자에서 1.8명으로, 전체 운전자 평균 0.9명의 두 배에 이릅니다.
■ 자진 반납 늘었지만… 고령 운전자 연 10%씩 증가
사고 위험이 큰 고령 운전자들이 운전대를 잡지 못하게 하려고 정부는 고령 운전자에게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면허를 자진 반납한 고령 운전자에게는 교통비를 지원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 스스로 면허를 반납하는 고령 운전자는 꾸준히 늘어 2021년에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반납한 운전면허가 8만 3,99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문제는 고령 운전자의 증가세가 무척 가파르다는 겁니다. 2012년 이후 최근 10년간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10.2%로, 고령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 4.6%를 앞지르고 있습니다.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고령 운전자가 조금씩 늘어도 65세 이상 운전면허 자진 반납률이 매년 2%대를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2025년에는 전체 고령 인구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498만 명이 운전면허 소지자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또,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 비율은 계속 늘어 2040년에는 고령 인구의 76.3%인 1,316만 명이 운전면허를 소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술적인 장치로 최대한 해결
과학과 기술의 발달이 가장 효율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 일본, 자동 안전장치 갖춘 고령자 특화 차량 지원
고령 운전자의 사고 위험이 커지는 현상은 우리나라 만의 일이 아닙니다. 노인이 되면 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등 운전에 중요한 신체·인지 능력이 저하됩니다. 이 때문에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나라들은 고령 운전을 규제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일본은 2017년 고령 운전자의 사고 방지를 위한 기능을 갖춘 '서포카S'를 도입하고, 보조금을 통해 차량 교체를 지원했습니다. 일본에서도 가속 페달과 제동 장치의 착각 같은 조작 오류가 고령 운전자 사고의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령자들이 이동이 불편해진다며 면허 반납을 꺼리자, 안전 장치를 갖춘 고령자 특화 차량을 운행하도록 지원한 겁니다. '서포카S'는 센서가 장애물을 감지해 충돌이 예상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비상 자동 제동 장치와 가속 페달을 밟아도 급발진하지 않도록 연료를 차단하는 억제 장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고령자 특화 차량 도입은 실제 사고 감소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일본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서포카S' 차량의 10만 대당 인명 사고 건수는 일반 승용차보다 4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은 이밖에도 고령자의 운전 면허를 갱신할 때 인지기능 검사를 의무화하고 교통 법규 위반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실제 차량을 탄 채 기능 검사를 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했습니다.
PC로 치르는 고령 운전자 평가
"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미국은 고령 운전자 관리에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주마다 운영 방식이 다른데, 대개 의료 검진과 함께 필요한 경우 도로 주행 시험을 다시 치르도록 합니다. 그리고 운전 능력에 따라 운전 거리, 시간, 속도 등을 구체적으로 제한한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합니다. 독일과 호주 일부 주에서도 이와 비슷한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신체 장애인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 사고가 늘면서 고령 운전자에 대해서도 조건부 면허 제도를 확대 운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자, 정부는 2025년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고령 운전자에 대한 적격성 평가도 실효성을 높이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70세 이상에서 의무화된 적성검사는 컴퓨터로 진행됩니다. 차량에 탑승한 채 진행하는 기능시험이나 도로 주행 시험보다 실제 주행환경에서 고령 운전자의 대응 능력을 평가하기에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순창 사고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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